'이글아이' 첩보물이 허무맹랑 미래 과대망상형 SF로 마무리되는 순간 - 이글 아이 리뷰(Eagle Eye) : [에너미오브스테이트]+[아이로봇] 짬뽕 영화 ?!
지난 달 영화관에서 감상 후 아쉬웠던 점을 이제서야 포스팅합니다. 영화 전반부까지는 무척 재밌게 봤는데, 후반부에서 맥이 빠지더군요. 어떤 분은 재밌게 보셨을 수도 있고, 영화에 대한 감상은 다들 다를 수 있습니다^^;;;
[이글 아이, 아이 로봇에 대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죄송합니다. 제목 자체가 스포일러입니다;;; 근데 별로 뒷내용을 미리 듣고 영화를 본다해서 크게 재미가 떨어진다거나하는 영화는 아닌듯. 오히려 영화관에서 '그 누군가'의 정체를 확인하고는 허탈해했던 기억이 나네요.
'이글 아이(Eagle Eye)'를 보면 생각나는 영화들이 있습니다.
초반 인공위성을 통한 감시나 도망가는 과정에서는 윌 스미스 주연의 '에너미 오브 스테이트'가 떠오릅니다. 그런 재미를 기대하며 영화관을 찾았었죠.
이유도 모른채 쫓긴다는 설정은, 히치콕 명작 스릴러 '북북서로 진로를 돌려라(North by Northwest)'와도 비슷한데, 아예 포스터의 구도에서도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군요.
(사쿠님 블로그에서 참고함)
이글 아이. 평원 장면이라는 점에서 일단 가져와봤음
북북서...의 명장면
본격 무인 비행기에 쫓기는 장면
그런데 영화는 중반부터 갑자기 허무맹랑한 미래 망상형 SF로 돌변합니다. 차라리 처음부터 '가까운 미래'라고 자막이라도 넣어주지!!! 비록 도주, 인공 위성 추적 같은건 이미 '에너미 오브 스테이트'에서 봤던 거라고 해도, 그때보다 훨씬 더 강하고 박력있었기에, 긴장감 느끼며 흥미롭게 보고 있었는데, SF로 돌변하는 순간 너무 허무하더군요.
인공지능 컴퓨터는 우선 스탠리 큐브릭의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에도 나오죠. 스페이스 오디세이의 HAL 9000에서처럼 컴퓨터가 독순술을 발휘, 말하는 사람의 입술을 읽어내는 장면이 '이글아이'에도 비슷하게 나오더군요. 물론 훨씬 업그레이드되어, 아예 소리의 진동으로 컵 속의 물이 떨리는 파장을 감지하는 천재성을 발휘합니다만...
2001:스페이스 오디세이, HAL 9000
인공지능 컴퓨터의 반란이라면,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부터, 최근작 월-E도 떠오르지만... 저는 '아이,로봇'이 생각납니다. A.I.가 반란을 일으킨 이유를 듣고나면, 영화 '아이,로봇'과 완전 판박이입니다. 보다보니 윌 스미스 주연, 알렉스 프로야스 감독의 '아이, 로봇(I, Robot, 2004)'과 거의 비슷한 내용으로 흘러가더군요.
뭐, 로봇의 사고 과정은 어찌보면 논리적으로 맞는 것 같기도 합니다. 두 영화의 차이점은, '아이,로봇'에서는 '인간' 그 자체가 골치덩어리이고, '이글 아이'에서는 '미국 정부 수뇌부'가 골치덩어리라는 것. 뭐 둘 다 맞는 말이긴 합니다.
모두가 가장 허무해했던 부분은 바로 결말!!! 차라리 총을 피하는 설정으로 하든지, 총을 좀 빗겨맞게라도 해주든지... 주인공이 안 죽었다고 불만인 게 아닙니다. 어차피 안 죽일거면서 총알은 뭐 그렇게 많이 맞게 한건지!!! 참 황당할 따름입니다. 관객들 다들 여기저기서 피식~ 하며 실소하는 소리가 들리더군요.